[외국영화] 문라이트 (Moonlight,2016) :: 소소하고 지극히 평범한 공간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는, 조금 어두우며 답답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어쩐지 포스터 속 주인공의 얼굴은 초점을 잃은 채 조금 방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도 그럴것이, 그에게 주어진 실존적 삶의 모습은 참으로 기구한 것이었다.

문라이트는 총 세 부분으로 구성 돼 있다.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그리고 성인 시절, 한 사람의 일생을 엿보는 일대기적 구성을 취하고 있으며, 개인에게 가해진 실존적 불안의 위압이 얼마나 무서우며, 서글픈 것인지에 대해 시사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부터 청소년 시절에 이르기까지 그는 고질적인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 왕따라는 것, 그리고 그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라는 것들은 정확한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상당히 비합리적인 것들이다.

 

어떤 이유에서 단지 '리틀' 혹은 '샤리엘' 혹은 '블랙'이기에 이유는 없다 그저 '그'이기 때문에 이 모든 불합리한 것들이 가해진 것이다.

 

 

영상 시간에 비해 주인공이 뱉는 대사의 양은 상당히 적다는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적 그는 세 단어 이상을 말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저 끙끙 앓는 소년에 불과했다.

 

이러한 감정의 응어리가 자라고 자라, 응축 돼 폭발하는 시점이 바로 청소년 시절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의 등에 의자를 갈기며, 참기만 했던 그의 이력에는 범죄자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다.

 

이러한 연쇄작용은 샤리엘의 직업을 결정하게 된다.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으며, 그는 마약을 교환하는 중간상인이 된다. 그가 도망치고자 했던 굴레에서 결국은 벗어나지 못한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기억이자, 굉장히 상징적인 존재인 '케빈'이란 친구와의 만남 그리고 동성간의 사랑의 모습, 이를 통한 욕구의 분출등은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제대로 표출되지 않는 주인공의 감정선이 어쩐지 밖으로 표출된다기 보다는 안으로 안으로 삭아지는 느낌, 그래서 누군가의 몸을 타고 그 분노를 성욕으로 표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참으로 낯설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이 성욕의 해소일순 있지만, 본질적이며 근원적인 문제에까지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사실상 극명한 갈등의 양상이나, 미친듯이 터지는 감정선이라기 보다는 굉장히 섬세하게 운용되는 감정선을 볼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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